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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 서양 철학의 숨겨진 기둥이 남긴 위대한 유산

by 미디옴 2025. 2. 25.

사상가로서의 사도 바울

 

사도 바울(Apostle Paul, 5-64년경)은 초기 기독교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종종 기독교 신학의 진정한 창시자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바울을 단순히 종교적 인물로만 이해하는 것은 그의 사상이 서구 철학에 미친 깊은 영향을 간과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신약성경의 주요 저자이자 이방인의 사도로 히브리적 전통과 헬레니즘적 사고 방식을 독특하게 결합하여, 후대의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복합적인 사상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바울은 소아시아(오늘날 튀르키예) 남부 타르수스(Tarsus)에서 태어나 로마 시민권을 가진 유대인입니다. 히브리어를 사용한 그의 유대식 이름은 사울(Saul, שָׁאוּל)이며, 라틴어 버전인 Paulus(파울루스)에서 기원한 바울(Paul) 로마식 이름입니다. 그는 유대교 바리새파에 속한 열렬한 율법주의자로 철저한 유대교 교육을 받았으며, 동시에 그리스-로마 문화권에서 성장하며 스토아 철학(Stoic philosophy)과 같은 헬레니즘 사상에도 노출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초기에 기독교인을 박해하다 기독교로 개종한 후 발전시킨 사상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도 바울의 삶과 관련된 도시 지도상 위치
예루살렘에서 로마까지 이어지는 바울의 삶과 관련된 주요 도시

 

바울의 철학적 중요성은 단순히 종교적 교리를 전파한 것을 넘어섭니다. 그는 인간의 조건, 윤리적 행동의 본질, 자유와 결정론의 관계 그리고 초월적 실재와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여러 교회에 닥친 위기 극복의 방편으로 쓰였던 서신을 통해 남겼습니다. 바울은 자기의 생애를 바쳐 선교에만 매진한 종교 지도자였지만, 그가 남긴 견해들은 기독교 철학의 지배적인 지적 원리가 되었습니다.

 

바울이 작성한 서신들인 로마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전후서, 디모데전후서, 디도서, 빌레몬서(물론 이 중 일부는 학자들 사이에서 진위 논쟁이 있습니다)는 신약성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이들은 복잡한 신학적 논증과 철학적 사고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로마서와 갈라디아서는 그의 사상적 깊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인간의 조건, 죄와 은총

 

바울 사상의 중심에는 인간 조건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습니다. 이 견해 가운데 가장 핵심은 죄와 은총의 사상입니다. 죄와 은총은 고대 유대교의 사상도, 그렇다고 신피타고라스 학파 등 그리스 사상도 아닌 바울만의 독창적이면서 인류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선교론이었습니다.

 

바울은 다마스쿠스(Damascus)로 가던 길에 부활한 예수의 음성을 듣고 극적으로 회심한 이후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는 데 헌신하였습니다. 46년에서 57년경까지 소아시아와 마케도니아, 그리스, 에베소 등 3차에 이르는 선교 여행과 로마로의 여정 그리고 순교에 이르기까지 로마 제국 전역을 아우르는 선교 활동을 펼쳤습니다.

 

사도 바울의 선교 여행 지도
사도 바울의 선교 여행 지도

 

그의 선교 활동의 특징은 각 지역의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입니다. 이방인 선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갈라디아 지역의 여러 도시에 복음을 전파한 이후로 유럽으로 선교 범위를 확장하였으며 빌립보와 고린도와 같은 대도시에 교회를 세웠습니다.

 

그의 죄와 은총 사상은 이와 같은 개인적인 회심에 기반한 종교적 체험에 관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인간이 (sin)’라는 보편적 조건 아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죄는 단순한 도덕적 과오나 종교적 위반을 넘어서는 개념입니다. 철학적 관점에서 바울의 개념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소외와 불완전성을 의미합니다.

 

바울이 개종 이전의 초년 시절에 엄격한 유대교 율법주의자로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비열함에 엄청난 중압감을 느꼈습니다. 자신이 과연 조금의 의심도 없이 받아들였던 유대인의 법, 즉 모세의 율법은 신성한 하나님의 법이었지만 내심 자신을 이 율법의 요구에 조화시킬 능력이 전혀 없다는 느낌을 품었습니다.

 

로마서 7장에서 바울은 자신의 내적 분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합니다. “내가 원하는 선은 행하지 않고, 원치 않는 악을 행하는도다내 지체 속에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나를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의 포로로 만드는 것을 보는도다.” 

 

철학적 관점에서, 바울의 ‘죄 개념은 인간이 자신의 진정한 가능성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는 존재론적 조건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는 현대 실존주의가 말하는 ‘비진정성(inauthenticity)’이나 ‘소외(alienation)’와 유사한 개념입니다. 바울은 이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변형적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았는데, 이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믿음’ ‘은총’의 개념입니다.

 

바울의 이러한 통찰은 후대의 많은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원죄 교리는 바울의 이러한 이해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심지어 칸트와 하이데거와 같은 세속적 철학자들도 바울의 인간 조건에 대한 분석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특히 실존주의 철학은 바울이 묘사한 인간의 분열된 의식과 내적 긴장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습니다.

 

율법과 자유의 변증법

 

바울 철학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율법과 자유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그의 이해입니다. 갈라디아서와 로마서에서 바울은 이 주제를 심도 있게 탐구하며, 단순한 종교적 논쟁을 넘어 인간 자유의 본질에 대한 깊은 철학적 탐구를 제시합니다.

 

바울에게 율법은 이중적 기능을 갖습니다. 한편으로는 올바른 행동의 기준을 제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을 구속하고 심지어 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바울은 자신에게 율법이 요구하는 바를 조화시킬 수 없다는 느낌을 품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였습니다.

 

즉 모든 사람이 그러하리라는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의 행동을 율법과 일치시킬 만큼 충분한 내적 과단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마음속에는 율법이 금하는 것을 동경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음을 발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율법과 죄의 역설적인 관계가 드러납니다. 율법을 신성한 것으로 받아들임이 오히려 그의 죄를 덜어주기는커녕 죄를 더 분명하게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7:7-8에서 그는 말합니다. “율법이 없었다면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리라율법 없이는 죄가 죽은 것이라.” 이는 매우 역설적인 통찰로, 규범적 기준이 오히려 죄의 드러남을 촉발할 수 있다는 심리적 역학 관계를 드러냅니다.

 

바로 이러한 논의를 통해 바울이 강조하는 것은 인간은 육체를 가지고 태어난 이상 아무리 노력해도 원죄로부터 벗어날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성이나 교육, 의지를 비롯한 인간의 어떠한 노력으로도 인간은 결코 죄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인간은 결국 스스로의 힘이 아닌 어떤 외부의 힘에 의해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자인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죄에 차 있다는 바울의 신념은 거의 히스테리에 가까울 정도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그는 결국 개종을 선택함으로써, 육체(sarx)를 가지고 태어난 인간에서 영적인간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 힘은 자신의 내부가 아닌 바깥으로부터 온 힘이며, 죄의 지배를 몰아내고 영(pneuma)의 지배가 시작될 수 있게 한 힘, 바로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여기에 되었습니다.

 

육체가 하는 일은 음행, 호색, 주술, 증오, 분쟁, 투기, 방탕함 등이지만, 영이 하는 일은 사랑과 희락, 화평, 자비, 온유, 절제 등이라고 갈라디아서 5:19-23에서 사도 바울은 말했습니다. 선한 행위란 아무리 선한 것이라도 다만 내적 행위에서 비롯된 것일 뿐, 하나님의 은총을 통해 내적 변화, 쇄신을 겪지 않으면 율법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적 변화란 칭의(稱義, justification, 의롭다 하심)’ 즉 율법에 의해서는 죄를 깨달을 뿐이었으나, 율법이 아닌 하나님에 의해 의로움을 인정받은 상태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칭의를 통해서 비로소 인간은 율법의 지배에서 벗어나 죄의 지배를 받던 육체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영적인 존재로 거듭나게 되게 됩니다. 이는 또한 바울의 모태였던 율법 중심의 유대교에 대한 완전한 절연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통해 유대인의 관례와 의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 영혼은 영적인 고취를 자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고, 마침내 하나님 앞에서 죄를 사해 받는 기쁨도 누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율법에 대한 바울의 비판은 종종 반율법주의(antinomianism)로 오해되곤 합니다만 그렇게 단순히 볼 문제는 아닙니다. 바울은 율법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율법과의 관계를 재정의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다시 외부적 강제로서의 율법에서 내면화된 윤리적 원칙으로의 이동을 제안합니다.

 

갈라디아서 5:13-14에서 바울은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해 부르심을 받았으나, 그 자유를 육체의 기회로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 온 율법은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한 말씀에 이루어졌느니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바울을 헤겔적인 측면에서 해석하면 율법(thesis)의 부정(antithesis)을 통해 더 높은 종합(synthesis) , 사랑의 원칙에 기반한 자유에 도달합니다. 또 이러한 자유에 대한 바울의 개념은 진정한 자유는 이성(바울에게는 복음에 해당)에 근거한 보편적 도덕 원칙의 내면화와 자발적 수용에서 비롯된다는 칸트의 자율성(autonomy) 개념과도 유사한 지점이 있습니다.

 

보편주의와 정체성의 철학

 

이렇듯 바울의 가장 혁명적인 기여 중 하나는 개인적인 체험에서 출발하여, 죄의식과 은총을 통한 구원이라는 개념을 전 인류에게 일반화시킨 보편주의(universalism)에 대한 강조입니다. 당시의 종교적, 민족적, 사회적 경계를 과감히 초월하는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바울은 진정한 세계시민주의적(cosmopolitan) 사상가로 볼 수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3:28에서 그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고 선언합니다. 이 선언은 단순한 종교적 선언이 아니라, 당시로서는 급진적인 사회적, 철학적 비전이었습니다. 바울은 기존의 사회적, 문화적 정체성을 궁극적으로 초월되어야 할 우연적(contingent) 구성물로 보았습니다.

 

그는 다마스쿠스 도상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재평가하게 되었고, 이것이 더 넓은 철학적 재고로 이어졌습니다. 빌립보서 3장에서 바울은 자신이 이전에 가치 있게 여겼던 모든 사회적, 문화적 특권을 배설물(skubala)’로 간주한다고 과감히 선언합니다.

 

바울의 이러한 관점은 현대 철학의 사회적 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와 정체성 이론(identity theory)을 예견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는 사회적 정체성이 본질적(essential)이거나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재구성될 수 있고 더 근본적인 인간성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시에, 바울의 보편주의는 개인의 특수성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고린도전서 12장에서 그는 다양한 은사(gifts)와 기능이 하나의 몸을 이루는 유기적 비전을 제시합니다. 이 생각은 차이를 부정하는 균질화(homogenization)가 아니라, 다양성 속의 통일성(unity in diversity)에 대한 비전입니다.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Alain Badiou)는 저서 성 바울: 보편주의의 기초(Saint Paul: The Foundation of Universalism)에서 바울을 진정한 보편주의적 사상가로 재해석했습니다. 바디우에 따르면, 바울은 민족적, 문화적, 사회적 차이를 초월하는 보편적 진리의 가능성을 제시한 혁명적 사상가였습니다.

 

사도 바울 그림
램브란트 作, <사도 바울>

 

시간성과 종말론의 철학

 

바울 사상의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은 시간성(temporality)과 종말론(eschatology)에 대한 그의 복잡한 이해입니다. 그의 서신에서 바울은 이미(already)’ 그리고 아직(not yet)’의 변증법적 긴장을 발전시킵니다.

 

데살로니가전서 4-5장과 고린도전서 15장에서 바울은 종말론적 비전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그의 종말론은 단순히 세계의 종말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기존 질서가 정지된 가운데 새로운 질서가 열리는 잠재성을 의미합니다. 바울에게 종말론적 시간은 선형적이지 않고 중첩되어 있습니다. 그는 예수의 부활을 통해 미래의 구원이 현재에 이미침투했지만, ‘아직완전히 실현되지 않은 역설적 상태를 묘사합니다.

 

로마서 8:18-25에서 바울은 현재의 고통과 미래의 영광 사이의 긴장, 그리고 신음하며구원을 기다리는 창조의 이미지를 통해 이 시간적 역설을 표현합니다. 단순한 크로노스(chronos, 연대기적 시간)를 넘어, 의미로 충만한 카이로스(kairos, 결정적 순간)의 개념을 중심으로 시간을 이해한다는 점에서,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충만한 순간인 지금시간(Jetztzeit)’과 하이데거의 시간성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독일 철학자 야콥 타우베스(Jacob Taubes)바울의 정치신학(The Political Theology of Paul)에서 바울의 종말론이 가진 철학적, 정치적 함의를 탐구했습니다. 타우베스에 따르면, 바울의 종말론은 기존 질서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으로, 현상을 유지하려는 당시 분위기에 대한 급진적인 비판의 기초를 제공합니다.

 

바울의 종말론은 또한 역사의 의미에 대한 중요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합니다. 역사는 단순한 사건의 연속이 아니라, 목적과 방향을 가진 서사라는 것입니다. 이는 후대의 역사철학, 특히 헤겔의 역사적 변증법과 유사성을 보입니다.

 

바울에게 역사는 목적 없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화해와 완성을 향해 움직이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바울의 역사관을 단순한 결정론으로 봐서는 안 됩니다. 바울은 그 안에서 믿음을 통한 인간의 자유와 역할을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바울 사상의 철학적 영향과 유산

 

바울의 사상은 이후 교부철학과 중세 신학으로 이어지는 서구 철학의 발전에 깊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그 사상적 흐름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은총과 자유의지에 관한 사상은 바울의 가르침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고, 종교 개혁 시대의 루터(Luther)와 칼뱅(Calvin)은 바울의 서신, 특히 로마서와 갈라디아서에 대한 그들의 해석을 중심으로 신학적, 철학적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오직 믿음으로(sola fide)”라는 루터의 원칙은 바울의 가르침에서 직접 도출된 것이었습니다.

 

19세기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바울의 역설적 사고와 믿음의 강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저서 공포와 전율(Fear and Trembling)』은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아들 이상을 희생제물로 바치려 했던 이야기를 들며 윤리적인 것의 목적론적 정지라는 개념을 도출합니다. 이로써 이성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조리한 경험을 통해 믿음이 이성의 한계를 초월한다는 바울적 주제를 탐구합니다.

 

바울의 영향은 또한 정치철학 영역에도 발견됩니다. 그의 보편주의적 비전은 칼 슈미트, 한나 아렌트, 조르주 아감벤과 같은 정치사상가들의 작업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아감벤은 예외 상태(state of exception)’라는 개념을 통해 법이 효력을 정지하면서도 여전히 법의 힘을 유지하는 법 없는 법의 힘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순간으로 이해하는데, 이는 예수의 부활과 율법의 정지에 해당하는 바울의 메시아적 시간에 대한 이해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울의 사상이 이렇게 다양한 철학적 전통에 영향을 미친 것은 그의 사상의 깊이와 복잡성을 증명합니다. 그는 단순한 선교자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오늘날에도 우리와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고 있는 살아 있는 철학자입니다.

 

철학자로서의 바울에 대한 탐구

 

철학자로서의 바울에 대한 다양한 탐구를 통해, 우리는 그를 단순히 종교적 인물로 보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더 풍부한 이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살아간 시대의 제약 속에서도 인간 존재, 자유와 결정론, 시간과 역사, 보편성과 특수성과 같은 영원한 철학적 질문들을 다루었습니다.

 

바울의 사상은 종종 신학적 용어로 표현되었지만, 그 핵심에는 깊은 철학적 통찰이 있습니다. 그가 남긴 인간 조건에 대한 분석, 율법과 자유의 변증법적 이해, 보편주의에 대한 비전, 그리고 시간성에 대한 복잡한 개념은 오늘날에도 의미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바울의 철학적 중요성을 인식하는 일은 서구 사상의 더 완전한 이해를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그를 기점으로 해서 초기 기독교 사상과 이어지는 교부사상에서 서구 철학의 주요 흐름이 하나의 정점을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바울을 철학자로 읽는 것이 그의 종교적 신념과 동기를 무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철학적 통찰은 종종 그의 종교적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통찰의 철학적 깊이와 보편적 관련성을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바울의 유산을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바울은 여러 세계의 교차점에 서 있던 사상가였습니다. 유대적 배경과 헬레니즘적 맥락, 종교적 열정과 철학적 성찰, 개인적 회심 경험과 보편적 진리에 대한 헌신 사이에서, 그는 서구 사상의 방향을 형성한 독특하고 강력한 비전을 발전시켰습니다. 철학적 관점에서 바울을 재평가함으로써, 우리는 이 복잡하고 영향력 있는 사상가에 대한 더 균형 잡힌 이해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