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3 초기 기독교 형성기의 사상: 기독교 신앙과 그리스 이성의 만남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초기 기독교 사상으로의 전환은 인류 지적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변화 중 하나를 보여줍니다. 팔레스타인의 작은 신앙 공동체에서 시작된 기독교가 로마 제국 전역에서 지배적인 세력으로 성장하면서, 그들은 그리스-로마 세계의 정교한 철학적 전통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신앙과 이성의 만남은 서양 사상의 흐름을 영원히 변화시켰으며, 존재, 지식, 도덕적 진리를 이해하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냈습니다. 헬레니즘 철학과 초기 기독교 사상의 융합 초기 기독교인들은 독특한 철학적 과제들에 직면했습니다. 그들은 신의 계시에 대한 믿음을 그리스의 이성적 탐구 전통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었을까요? 다신교 전통에 깊이 뿌리박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유일신 신앙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가.. 2025. 2. 24. 그리스-로마 세계의 신비주의 철학: 이성과 신성의 신비로운 만남 오르페우스교의 신비사상 사실 오늘의 포스팅을 시작하기에 앞서 시기적으로 너무 앞서 있다는 점과 신화의 영역을 다루어야 하는 점에서 오르페우스교를 언급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만, 서양철학의 시작점부터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종교 사상이기에 교리적인 측면에서 간략하게나마 언급하고 가고자 합니다. 오늘 포스트의 주제인 신비주의 역시 신플라톤주의의 한 축을 이루는 신비주의를 좀 더 심도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밀교(密敎, Esotericism)인 오르페우스교(Orphism)는 대표적인 신비주의 종교로 전설적인 시인 오르페우스(Orpheus)의 가르침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 사상은 디오니소스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설파하는 영혼의 윤회(metempsychosis)와 해.. 2025. 2. 21. 신플라톤주의의 세계, 혼란 속에서 피어난 지적 구원 안녕하세요. 오늘은 서양철학사의 열다섯 번째 이야기로, 고대 후기 철학의 중심이었던 신플라톤주의(Neo-Platonism)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3세기 로마 제국은 정치적 불안정, 경제적 위기, 종교적 갈등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 일부 사상가들은 아카데메이아의 몇몇 지도자들에게 침투해 들어간 회의주의나 스토아주의, 기타 헬레니즘 세계의 퇴폐적인 요소들로부터 대항하기 위해 플라톤의 사상에 대한 부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 철학자들은 플라톤의 사상을 재해석하며 현실을 불완전함을 초월하는 길을 모색했습니다. 그 결과 신플라톤 학파는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 철학을 토대로 헬레니즘 철학, 동방 종교까지 흡수한 종합적 사상체계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플라톤의 사상을 종교적이고 신비주의적으로 .. 2025. 2. 20. 회의주의 학파의 철학, 당신도 모든 걸 의심하고 있습니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앞선 포스트에서 에피쿠로스 학파, 스토아 학파를 다루면서 그들이 소크라테스의 덕과 행복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금욕주의적인 삶이라는 가르침을 어떻게 이어갔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의 또 다른 측면을 이어나간 그리스 로마 시대의 회의주의(Skepticism) 학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이것은 확실해”라고 말할 때, 정말로 그것이 ‘확실한 것’일까요?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회의주의입니다. 회의주의의 탄생과 피론의 근본적 질문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며 토론에 임할 때 항상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선언은 그의 절대적 진리를 향한 겸허한 자세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자세는 제자들을 통해 회.. 2025. 2. 19. 퀴니코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 고대 금욕주의 철학의 가르침 “제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시고,제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시며,그리고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내려주소서” 이 유명한 문구를 본 적이 있다면 오늘 다룰 ‘스토아 학파’가 추구하는 삶의 지혜에 대해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문구는 20세기 중반에 쓰여진 글로 라인홀드 니버의 ‘평온의 기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살면서 느끼게 되는 불안과 걱정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데요. 스토아 학파의 에픽테토스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신경 쓰지 말라”는 유명한 가르침을 남겼습니다. 스토아 학파의 가르침은 불안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도 많은 영감과 지혜를 전하며 각종 책과 미디어로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 2025. 2. 18. 쾌락의 철학: 퀴레네 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의 행복론 안녕하세요, 오늘은 고대 그리스에서 발전한 두 가지 중요한 쾌락주의(Hedonism, ἡδονισμός) 철학 사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퀴레네 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는 모두 쾌락(pleasure, ἡδονή)을 인간 행복의 중심에 두었지만, 그 해석과 실천 방법에서는 중요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퀴레네 학파: 순간의 쾌락을 추구하는 적극적 쾌락주의 퀴레네 학파(Cyrenaic School, Κυρηναϊκή αἵρεσις)는 북아프리카 퀴레네(현 리비아의 샤하트) 출신인 아리스티푸스(Aristippus, Ἀρίστιππος, 기원전 435-356년경)에 의해 창시되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던 아리스티푸스는 스승의 가르침에서 출발했지만, 스승의 가르침에 대해 플라톤과는 거리가 먼 해석을 내렸습니다... 2025. 2. 17.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