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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니즘 시대의 철학,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의 등대 서양 철학사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전후로 해서 두 시기로 나뉩니다. 하나는 아리스토텔레스 이전의 시기로 지금까지 우리가 다루었던 고대 그리스(Hellenic) 철학이고, 다른 하나는 아리스토텔레스 사후의 시기로 헬레니즘(Hellenistic) 철학입니다. 두 단어가 유사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그리스어 hellenismos의 본래 뜻이 ‘그리스어를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스승 아리스토텔레스보다 한 해 앞서 세상을 떠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죽음(기원전 323년) 이후 약 300년간 이어진 이 시기는 아테네에서 절정을 이룬 그리스 문명의 시대와는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헬레니즘 시대가 어떤 시기.. 2025. 2. 14.
아리스토텔레스, 모든 지식의 체계를 세운 고대 그리스 철학의 정점 지난 포스팅에서는 고대 그리스 철학의 첫 번째 기둥인 플라톤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오늘은 플라톤과 함께 고대 그리스 철학의 흔들림 없는 두 번째 기둥을 세운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와 그의 사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플라톤이 ‘이데아’를 추구한 이상주의자였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의 이데아론을 비판적으로 계승하여 물질세계에 더 초점을 맞추었다고 하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 그리스 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그의 광범위한 저술과 사상은 서양 철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애와 학문적 배경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기원전 384-322)는 마케도니아의 스타게이라(Stageira)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 니코마코스(Nicoma.. 2025. 2. 13.
플라톤과 이데아의 세계, 고대 그리스 철학의 정점에 오르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서양 철학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플라톤(Plato, 427-347 BCE)과 그의 사상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려 합니다. 특히 그의 철학이 당시 그리스 식민지 시대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플라톤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 플라톤은 기원전 427년경 아테네(Athens)의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본명은 아리스토클레스(Aristocles)였으나, 그의 넓은 어깨 때문에 ‘넓다’는 뜻의 ‘플라톤’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의 생애는 펠로폰네소스 전쟁(Peloponnesian War, 431-404 BCE) 이후 아테네가 쇠퇴하고,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식민지를 확장하던 격동의 시기와 맞물려 있습.. 2025. 2. 12.
소크라테스의 철학 세계: 덕의 추구와 끝없는 진리의 탐구 안녕하세요, 오늘은 ‘철학자’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인 소크라테스(Socrates, BC 470-399)의 사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당대 소피스트들과 마찬가지로 철학의 관심을 자연에서 인간으로 돌린 대표적 철학자로, 자연철학자들의 우주론적 질문들을 인간 중심의 윤리적 탐구로 전환함으로써 윤리학의 기초를 닦은 위대한 사상가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전환: 자연철학에서 인간철학으로 밀레토스 학파, 다원론적 학파 등 앞선 글들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의 지적 유산들을 살펴보면서 알 수 있었던 바와 같이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 이른바 자연철학자들은 주로 우주의 근원(arche)이 무엇인지, 세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와 같은 자연 현상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탈레스(Thales)가 .. 2025. 2. 11.
소피스트와 인문정신의 시작: 최초의 전문 교육자들 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에서 다룬 엘레아 학파의 존재론적 사유, 다원론적 학파들의 우주론에서 이제 우리의 관심을 인간과 사회로 돌려볼 시간입니다. 오늘은 바로 인문정신의 시초이자 상고시대(Antic)에서 고전시대(Classic)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부터 눈부시게 활약한 소피스트(Sophist)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소피스트 운동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 상고시대와 고전시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되었던 페르시아 전쟁(기원전 492-449년)이 끝난 후, 아테네는 전례 없는 번영기를 맞이했습니다. 델로스 동맹(Delian League)의 맹주로서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한 아테네는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부상했습니다. 특히 페리클레스(Pericles) 시대에 이르러 민주정이 꽃을 피우면서, 시민들의 .. 2025. 2. 10.
엠페도클레스에서 원자론자들까지, 고대 그리스의 다원적 우주론 안녕하세요. 오늘은 고대 그리스 철학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식민지 시대의 다원론적 학파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밀레토스, 에페소스 등 이오니아 지방(오늘날 튀르키예 지역)의 철학자들이 탐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arche)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탈레스는 ‘물’이라고 했고, 아낙시만드로스는 ‘무한정자’,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라고 했습니다. 또 헤라클레이토스는 ‘불’을 세상의 근원으로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적 시도에 반기를 든 세력이 이른바 ‘다원론자들(Pluralists)’입니다. 세상은 하나가 아닌 여러 근원 요소들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이지요. 또 한편으로는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만물은 유전한다”라고 주장했던 .. 2025. 2. 7.